큰 살림집, 아파트

눈을 들면 이른바 아파트가 사방을 두르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숨이 탁 막힐 지경입니다. 이러저러한 까닭으로 그러한 살림집을 지을 수 밖에 없다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아파트, 이 말은 누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헤아려 보아야 하겠습니다.
아파트는 아파트먼트(apartment)라는 영어 말에서 앞의 아파트(apart)만 떼어 낸 것으로 짐작 됩니다. 아파트(apart)는 떼어내다, 나누다, 가르다 따위의 뜻입니다. 곧, 아파트먼트는 큰 무엇을 나누거나 갈라서 작게 만든 것이라는 뜻입니다.

서양사람들은 내 것 네 것을 가르고 따로따로를 좋아하는 모양이니 그러한 살림집 이름을 나눈다, 가른다는 시각에서 보고 그러한 뜻의 이름을 붙인 듯 합니다.

우리 겨레는 그렇지 않읍니다. 온 마을이 마치 하나의 가족처럼 더불어 살았읍니다. 내 일과 네 일을 가르지 않았읍니다.

하나의 큰 집에 여러 살림집이 들어 있으니, 기왕이면 더불어 함께 오손도손 살면 좋지 않습니까. 그러한 집의 이름도 모여 사니 모음집, 모임집, 모음 살림집, 모임 살림집이라 하거나, 여러 집이 더불어 있으니 더불집, 더불 살림집이라 하던가, 여러 살림집들이 모여 집이 크니 큰 살림집이라 하던가..... 우리 겨레의 따스한 정이 넘치는 이름을 지어 부른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